[판례로 보는 세상]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과 수당 미지급의 차별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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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의 근로조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제기되면서 수당과 관련된 법적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사용자가 정규직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무기계약직이나 비정규직에게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문제된다. 무기계약직이나 비정규직에게 정규직이 지급받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일까.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

공립학교에서 사무행정・시설관리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공무직 호봉제 근로자들은 일반직 공무원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직급보조비・관리수당・시간외 근무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고 보았다. 이에 자신들에게 미지급한 수당 등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당시 교육청과 공립학교 호봉제 회계직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관한 규정이 있었다. 이에 호봉제 근로자들은 수당 미지급은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며, 근로기준법 제6조와 헌법 제11조에도 명백히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호봉제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며, 이들과 일반직 공무원들의 처우가 다른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비교대상근로자나 사회적 신분에 관한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본 사안에서 대법원은 차별적 처우에 관한 판단기준을 먼저 제시하였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는 임금 기타 근로조건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말하며, 합리적인 이유에 관한 판단은 근로자의 고용형태, 업무의 내용과 범위, 권한, 책임 등과 같은 근로조건의 결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전제 하에서 호봉제 근로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았다.

다음으로 살펴본 쟁점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었다. 동일노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업장에서 비교되는 근로자들의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경우 뿐만 아니라, 직무에는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직무평가 등에 의해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는지에 따라 판단한다. 동일노동에 해당하는지를 살피기 위해 법원은 일반적으로 직무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작업조건,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본 사안에서 호봉제 근로자들은 자신들의 업무가 일반직 공무원들과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근속승진제도에 따른 호봉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일반직 공무원들이 지방공무원법 등에 따라 직제에 편입되고 근속기간에 따라 업무의 난이도와 책임이 증가한 것과 달리 호봉제 근로자들에게서는 이러한 면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법원은 사용자는 호봉제 근로자들에게도 일반직 공무원들과 같은 근속승진제도를 적용하여 호봉을 재산정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호봉제 근로자들은 일반직 근로자들과 달리 시간외 근무수당이 지급받지 못한 것은 차별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일반직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시간외 근무수당은, 그가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시간 미만의 시간외 근무를 수행하는 경우 별도의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여 마련된 규정에 따라 지급된 것이었다. 이와 달리 호봉제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분 단위로 산정된 시간외 근무수당을 별도로 지급받아왔다. 이에 대법원은 호봉제 근로자들에게 일반직 공무원들이 지급받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적 처우가 아니라고 보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주요 쟁점이 되었던 본 사례에서는 호봉제 근로자들과 일반직 공무원들에게 적용되는 법률에 주목하였다. 호봉제 근로자들에게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나, 일반직 공무원들에게는 지방공무원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근로의 내용 뿐만 아니라 채용형태 및 권한과 책임에도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판단기준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는 미국 각 주의 법률 또는 가이드라인과 일본의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에도 동일하게 명시되어 있다. 또한 향후 유사 사례에서도 해당 기준을 통한 판단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수당 미지급과 관련된 차별을 판단할 경우 이에 관한 부분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사진=전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