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핵심인물 4인방, 일제히 소환·조사

대질조사 계획도...계좌추적은 여전히 계획없어, 부실수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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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의혹'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아주로앤피] 20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씨와 화천대유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 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오후 2시에 한꺼번에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

오후 1시16분께 청사에 도착한 김씨는 '정영학 녹취록', '50억 클럽' 등과 관련된 질문에 "들어가서 (검찰에) 잘 소명하겠다"고만 답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씨에게 100억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건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밝혔다.

이날 조사는 남욱 변호사가 인천공항에서 체포돼 4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풀려난지 16시간만에 재개된 것이고,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일주일만이다. 핵심인물 네 명을 한꺼번에 소환했다는 점에서 이날 검찰이 대질신문을 벌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앞서 검찰은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 등을 근거로 정관계 로비 혐의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구속했다. 구속영장에는 유 전 본부장이 김씨로부터 5억원을 받았다는 혐의 등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1일 김씨를 불러 조사한 뒤 이튿 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을 뇌물공여한 것으로 봤지만 법정에서는 인정되지 않았다. 김씨 측은 '뇌물로 건너갔다는 5억원 가운데 4억원은 수표였고 그 마저도 남욱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발견됐다'면서 검찰이 무리하게 혐의를 짜맞췄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이날 김씨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서 유씨도 구속적부심을 신청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유씨의 구속적부심은 결국 기각됐지만 검찰로서는 수사상 절대절명의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비껴  간 셈이 됐다. 구속기한 만료일은 오는 22일이어서 이번 주중으로 구속기소 될 전망이다.

이날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 핵심 인물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한 검찰은 조만간 김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18일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됐던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청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 변호사는 김씨 등과 공모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사업상 특혜를 얻기 위해 개발 이익의 25%를 주기로 약정하고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을 받아 왔다. 

한편 검찰수사가 관련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뇌물혐의나 횡령, 배임혐의 사건은 기본적으로 돈의 흐름을 쫓아야 하는데 계좌추적 등 물적 증거를 찾는 수사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오히려 경찰이 신청한 계좌추적 영장을 검찰이 기각하면서 검찰의 수사의지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매서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특정 대선후보를 겨냥하려던 계획이 틀어지고 오히려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줄줄이 드러나자 당황한 검찰이 다급히 수사를 덮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