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은 보험계약의 주계약에 따른 보험금 청구 소송이, 같은 계약에 부가된 특약상의 보험금 청구권에도 시효중단 효력을 미치는지였다. 대법원은 이를 원칙적으로 긍정하면서 원심을 일부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소멸시효 제도가 영속된 사실 상태를 존중하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봤다. 따라서 권리자가 재판상으로 권리를 주장해 권리행사 의사를 분명히 했다면 시효중단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상 청구는 소멸시효 대상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를 소의 형식으로 주장한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효중단 여부를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와 일치시켜 볼 필요는 없다는 기존 판례도 재확인했다.
이번 사건에서 원고는 중증자동차사고부상담보를 주계약으로, 자동차사고부상담보를 특약으로 둔 운전자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였다. 원고는 먼저 주계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냈고,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상법 제662조의 3년 소멸시효가 지난 뒤 원심에서 특약 보험금 청구를 추가했다.
원심은 처음 행사한 중증자동차사고부상담보 보험금 청구권과 나중에 추가한 자동차사고부상담보 보험금 청구권이 서로 다른 담보 특약에 기초한 별개의 권리라고 봤다. 그 결과 처음 소 제기로 특약 보험금 청구권의 시효가 중단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주계약과 특약이 같은 보험계약 아래 결합돼 있고, 각각 담보하는 보험사고 범위가 전부 또는 일부 중복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경우 한쪽 보험금만 재판상 청구했더라도 다른 보험금 청구권에 대해서도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시효중단 효력이 미친다고 했다.
다만 대법원은 언제나 자동으로 시효중단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주계약 또는 특약의 청구가 다른 보험금 청구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는 각 담보의 보험사고 내용, 보험의 성격,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청구권자의 인식과 의사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주계약과 특약이 모두 교통사고 상해를 담보하고 보험의 성격도 같으며, 원고가 사고로 두 담보의 지급사유를 모두 충족했다고 봤다. 또 원고가 소 제기 당시 특약 보험금 청구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주계약 보험금만 청구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주계약 보험금을 청구한 이 사건 소 제기가 특약 보험금 청구권에 대한 재판상 청구에도 해당해 소멸시효를 중단시켰다고 보고, 이와 달리 본 원심을 일부 파기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보험계약상 주계약과 특약의 관계를 형식적으로만 나누기보다, 실제로 동일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기초한 보험금 청구인지에 따라 시효중단 범위를 따져야 한다는 기준을 재확인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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