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야간 빗길 중앙분리대 사고 뒤 이동 정차한 대리운전기사 무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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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우천 상황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사고 지점에서 약 94.2m 떨어진 아파트 정문으로 이동해 차량을 세운 대리운전기사에게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형사부는 9월 10일 선고한 2026노210 판결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16일 전국법원 주요판결로 공개됐다.

피고인은 2024년 7월 22일 오후 8시 33분경 서울 용산구 이촌로 앞 2차로 도로에서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수리비 150만 원이 들도록 손괴하고, 파편이 도로에 떨어지게 하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이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물을 제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게 함으로써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해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봤다. 피해자의 물적 피해를 회복시키기 위한 규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보면 즉시 정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사고현장을 이탈한 것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사고후미조치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당시 사고가 피고인이 운전하던 차량이 홀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단독사고였고, 야간인데다 비가 오고 있었던 만큼 피고인이 차량 손괴 외에 중앙분리대 파편 등 장애물이 도로에 떨어져 교통상 위험과 장해가 발생했다는 점까지 명확하게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

또 피고인이 차주의 지시에 따라 사고 지점에서 약 94.2m 거리에 있는 아파트 정문으로 이동해 차량을 정차한 점도 판단에 반영됐다. 재판부는 당시가 야간이고 비가 내리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편도 2차로 도로 위에 정차하는 것보다 이처럼 이동해 정차한 것이 오히려 후행 사고 위험성이나 교통상 장해를 감소시킨 것이라고 볼 여지가 없지 않다고 판단했다. 인근 아파트 입구에 차량을 세운 뒤 상황을 확인하기로 한 차주와 피고인의 판단도 비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피고인이 사고 발생 후 10분 이상 지난 다음에야 사고현장에 되돌아왔고, 그로부터 15분 이상 지난 다음에야 보험사에 사고접수를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재판부는 아파트 내에 차량을 정상적으로 주차한 뒤 곧바로 사고현장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사고현장에 돌아와 사고 수습조치를 하지 않고 이탈하려 했다고 볼 정황도 보이지 않으며, 보험사 사고접수 지연 역시 대리운전 시의 보험사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분석·정리한 기사입니다.

곽수현 기자 khkyun@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