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에 따르면 EU 배터리규정 제77조는 EU 시장에 출시되거나 사용 개시되는 전기차(EV)·경형 이동수단(LMT)·용량 2kWh 초과 산업용 배터리에 배터리 모델 정보, 개별 배터리의 생애주기 정보, 공급망 및 규제 준수 정보 등의 기재를 의무화한다. 배터리를 EU 시장에 출시하는 경제운영자가 1차 의무 주체지만, 양극재(전구체)·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기업도 핵심 데이터 제공자로서 간접적 영향을 받는다고 연구원은 짚었다.
EU 집행위는 2026년 8월 21일 배터리 여권 기재 관련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은 이 가이드라인이 총 71개 데이터 항목을 EV·LMT·산업용 배터리의 3개 유형별로 나누고, 각 항목이 2027년 2월 기준으로 필수 기재사항인지, 조건부 적용인지, 아니면 아직 의무적 표시 대상이 아닌지를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책임 있는 조달(19번)은 2027년 8월부터 적용되고, 재활용 원료 함량(20~23번)은 추후 적용된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연구원은 시장 출시 단계의 제재만 보면 배터리 여권 기재 하자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위반으로 취급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QR코드 등으로 여권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중대한 오기재가 확인되면 해당 배터리가 EU 역내에서 판매될 수 없는 상태에 놓일 수 있어, 완성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고객사에 대한 공급계약 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고가 발생한 뒤의 책임 리스크는 더 크다는 진단도 내놨다. 이슈브리프는 2026년 12월 9일부터 적용되는 EU 신제조물책임지침이 결함추정 원칙을 도입했고, EU 회원국의 입법이 이뤄진 뒤 배터리 여권 규정이 필수 제품 안전성 요건으로 인정되면 결함이 추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적었다. 또 신체상해의 잠복기로 원칙의 10년 소멸시효 안에 소송을 제기하지 못한 경우 소멸시효 만료가 25년까지 확장되고, 데이터 손상 및 심리적 피해·비재산적 손실도 배상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대응 과제로는 공급망 전반의 데이터 표준화와 검증 체계 구축, 데이터 생성·검증·오류 수정 주체와 책임 구조의 사전 정리, 데이터 접근 권한·영업비밀 보호·공급업체와의 책임 분담·데이터 오류에 대한 보증·면책 조항의 계약 및 내부 시스템 반영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2027년 8월부터 적용될 책임 소싱과 공급망 실사 의무까지 고려하면 코발트·천연 흑연·리튬·니켈 등 주요 원료의 원산지와 거래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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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기자 khk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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